초한지를 거의 모사한 삼국지가 왜 더 유명할까?

우리나라 청소년과 성인 남성들 대부분은 삼국지를 거의 성경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때는 삼국지를 10번 읽지 않은 사람과는 세상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었는데 당연히 책 광고였던걸로 기억한다. 그러다보니 막연하게 중국이나 삼국지의 삼국시대를 대단히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시절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삼국지를 단순히 재미로 읽다가 나이가 들어서 자신의 현재상황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나아가서는 세계정세까지 겹쳐서 놓고 보면 그때는 그렇고 지금은 또 이렇다 라는 감회에 젖게 된다. 나는 조금 다른 의미이지만 실제로 10번을 읽으면 삼국지에 대한 평가가 계속 박하게 변하게 된다.

그런데 내가 이야기 하고 싶은건 도대체 초한지의 사실상의 아류작인 삼국지가 왜 더 유명할까 하는 의문이다. 초한지는 승자의 입장 한나라 유방의 사이드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어 결말도 독자의 마음에 쏙 들어서 상품성이 더 대단할텐데 왜 패자의 기록인 삼국지가 더 인기가 많고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는지가 궁금하다.

특히 나를 포함 많은 사람들은 세상 모든 호걸과 책사들은 다 촉나라 유비 휘하에 있다고 생각하고 조조는 세상 간악 무도한 사람으로 그려지는 바람에 당연히 유비의 촉나라가 삼국을 통일할 걸로 기대하지만 이상하게 10권의 책이라고 하면 8권부터는 촉나라가 급격하게 망해가고 영웅들이 대단히 허무맹랑한 죽음을 맞이하는데 이런 내용이 한두차례여야 감당을 하지 장비 관우 유비 모두 죽음에 이르러서는 그야말로 허무함이 극을 달한다.

세상에서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지략가 제갈량이 호적수 사마의에게 전투 전투마다 승리를 하지만 이상하리만큼 촉나라는 위나라에게 잠식당하고 결국 제갈량마저 목숨을 거두는 순간 대부분 책을 덮어 버린다.

승자의 역사여야 할 삼국지가 어쨰서 패자의 역사로 더 인기가 많은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게다가 대부분 삼국지만 알고 초한지는 그냥 이름이 유방이래 라면서 민망하게 생각하고 별로 언급조차 하지 않으려고 한다. 초한지가 삼국지의 전 배경이고 초한지에 나오는 인물들이나 주요 사건 장면들은 삼국지에서 그대로 차용되거나 살을 붙여서 활용되고 있다.

산전수전 겪던 유비가 처음으로 신야성에서 맞이한 인재 서서는 조조의 꾀에 넘어가 조조의 군영으로 넘어가게 된다. 서서의 어머니를 인질로 거짓 편지를 보내 서서를 유비로부터 빼앗아 오는데 성공한 이야기인데 많은 독자들이 유비를 응원하다보니 서서의 떠남이 못내 가슴 아팠던것으로 기억한다. 게다가 서서의 어머니는 어찌 내 자식이 세상 성군 유비를 못 알아보고 조조에게 왔냐면서 스스로 자결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는 것까지도 똑같다.

이 내용은 초한지에서도 똑같이 나온다. 유방의 장수인 왕릉이 그 주인공인데 패왕 항우가 왕릉의 노모를 인질로 왕릉을 초나라로 귀의 시키려 하지만 왕릉의 어머니 역시 패왕보다 유방이 성군이라 패왕이 활용하려는 계책의 수단이 되지 않는다. 그렇게 목숨을 거두게 되는데 왕릉은 서서처럼 패왕에게 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전개는 정말이지 똑같은 포맷이다.

초한지에 나오는 많은 장면들과 책사들 장수들의 대화나 전투장면 등은 모두 삼국지의 모티브가 되었거나 그대로 차용한게 상당하다. 둘 다 실제 역사가 있기는 하지만 삼국지가 초한지의 내용을 상당 부분 베낀건 분명하다.

전체적인 흐름을 따라가는게 초한지라면, 개개인 인물 인물을 중심으로 흐름을 만들어 가는게 삼국지이다보니 사람들이 좀 더 마음을 두고 혼연일체가 되어 감정이입을 가능케한게 삼국지라 더 인기가 많고 회자되는 것으로 보인다.